0. 뒤늦은 후기
어쩌다 보니 블로그를 거의 놨었는데, 집에서 준비할 것도, 해야 할 것도 너무 많았어서 블로그에 안 들어오는 게 반습관이 되어 있었다. 블로그를 쓰겠다고 이것저것 사진은 많이 찍어 뒀어서 갤러리 정리를 하다가 블로그를 써야겠다 생각해서 블로그에 오랜만에 들어오게 되었다. (2월 19일에 쓰려고 했던 글인데 5월 25일에나 쓰게 되었다.... ㅎㅎ)
롯데e커머스에서 신입을 뽑은 게 몇 년 만의 일이기도 하고, 채용 연계형 인턴이라는 제도를 처음 진행한 것이기도 해서 다음에도 이런 기회가 있을지는 모르지만, 롯데e커머스에서 2달 동안 인턴으로 느꼈던 것들을 후기로 남겨 보고자 한다!
1. 첫 출근 기념품
롯데e커머스가 운영하고 있는 롯데 통합 쇼핑몰 롯데ON 마크가 쓰여 있는 에코백에 선물들을 가득 담아 주신다. (아직도 에코백 잘 갖고 있는데, 여행 다닐 때 빼고는 굳이 안 쓰는 게 포인트.... ㅎ)
사원증은 말랑말랑한 케이스에 사원증 카드를 담을 수 있고, 사원증이 롯데타워 출입 카드 역할을 한다. 충전형 캐시비로 교통 카드역할도 하는데, 구내 식당을 이용하려면 캐시비에 충전해 둬야 먹을 수 있다는 것 같았다. 그것 말고는 굳이 교통 카드로 쓰는 사람은 없을 듯?
마스크 보관백 2개, 명함 꽂이 1개, 대나무로 만든 칫솔 세트, 롯데ON 볼펜, 롯데ON스티커, 2022 다이어리가 들어 있었던 걸로 기억한다. 전부 찍은 건 아니라 정확한 건 기억이 안 난다. ㅠㅠ 좌측에 있는 네모난 박스 안에 다이어리가 들어 있다.
다이어리 말고도 작은 수첩까지도 들어 있었는데, 수첩은 아직도 한 번도 안 쓰고 고이 보관 중.... 언젠간 쓰겠지. 약간 들고 다니면서 메모하기 좋게 생겼다.
다이어리랑 볼펜은 회의할 때 이것저것 적는 용도로 많이 썼다. 다만 다이어리 표지가 민트인 게 아니라, 표지는 따로 있고 민트 커버가 끼워져 있는 형태라 표지가 거의 의미가 없는 수준이었다. 표지에 볼펜 꽂기 편한 것도 아니고.... ㅠㅠ 민트 커버가 너무 예뻐서 끼운 채로 쓰고 싶었는데, 뭘 쓰려고 하면 자꾸 커버 때문에 방해가 돼서 결국 한쪽은 뺀 채로 사용해야 했다. 기왕 가죽 쓸 거면 그냥 표지가 가죽인 걸로 해 주세요....
대나무 칫솔은 처음 받아 봤는데, 최근 롯데에서 ESG를 밀고 있는 듯했다. 환경 친화에 신경 많이 쓰는 느낌? 그래서인지 선물 포장도 다 무표백 용지로 되어 있었고, 칫솔도 대나무로 만들어진 걸 준 것 같았다.
나름 신경 많이 쓴 것 같았는데, 마스크 보관하는 백이라든지... 그런 건 굳이 쓸 것 같지 않았다. 그냥 결국 처박혀 있는 중. 나중에 당근에 나눔 하려고요.
2. 출근 후기
'롯데'라는 기업 이미지가 어떤지 모르고 들어갔었는데, '삼성 문화'가 약간 군대 상명하복 문화, 야근 문화의 대표격이었다면, 제너럴한 '롯데 문화'는 공무원 문화 느낌인 것 같았다.
하지만 내가 2달 동안 느꼈던 롯데e커머스는 그런 문화가 강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 물론 블라인드는 항상 욕으로 점철되어 있지만, 신입들은 꼭 한 가지를 기억해야 한다고 깨달았다.
"이직할 마음 있는 거 아니면, 굳이 블라인드는 보지 말자."
블라인드는 그냥 뭘 하든 웬만해서는 회사 욕이 많다는 것을 인정하고, 이직 정보를 얻는 용도로만 쓰는 것을 추천하는 이유가 있다. 익명 커뮤니티의 해악, '직장 뒷담화'에 점철되기 딱 좋은 공간임을 감안해야 한다고 느꼈다.
객관적으로 롯데e커머스는, 내가 다녔던 팀만큼은, 다른 회사 대비 엄청나게 나쁘지도 않고 그렇다고 신의 회사라고 느껴지지도 않는 그냥 평범한 대한민국의 한 회사였다. 나는 재택 근무 기조가 있을 때 회사를 다녀서 롯데타워를 갈 일이 거의 없었는데, 만약 사무실 출근 기조였다면 롯데타워 덕분에 조금 더 뽕이 찼을지도 모르겠다.
업무용 메신저 툴인 Slack(슬랙)을 잘 활용하고 있는데, 스타트업이나 IT기업 출신 경력직이 많아서 그런지 다들 슬랙을 사용한 적이 있었고, 익숙한 듯했다. 나는 안 익숙해서 깔끔하게 메신저 보내는 연습만 2주 동안 눈칫밥으로 배웠다....
재택 근무 시에 카메라를 켜지도 않고, 회의를 하더라도 슬랙콜을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단 한 번도 팀원의 얼굴을 안 보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롯데e커머스 대표 (롯데쇼핑 e커머스사업본부장)님께서 항상 강조하시는 말이 있었는데, 꽤 마음에 담아 둘 만한 것 같았다.
"어른스럽게 일하자"
누가 감시해야만 열심히 하는 건 학생의 일이고, 감시하지 않아도 열심히 일하는 게 맞으니까.
이런 말이 나올 정도로 롯데e커머스는 근무 조건에 굉장히 자율성을 보장하고 있는 편이었다. 코어 타임만 있는 채로 '시프티'라는 툴을 사용한 자율 출퇴근제를 운영했고, 연차(8h)도 반차(4h), 반반차(2h) 등으로 쪼개 쓸 수 있어서 좋았던 것 같다.
3. 그럼에도 불구하고 퇴사한 이유는
참 좋은 회사인 건 맞지만, 내가 지원했던 직무가 나와는 참 맞지 않다고 생각했다. 나는 많이 고민하고, 이 직무가 나한테 꽤 맞을 거라고 생각해서 지원했던 것임에도 불구하고 그랬다. 그리고 한 시즌만큼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네이버 등 여러 기업을 모두 넣어 보고, 최선을 다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하지만 회사를 다니면서 병행하는 게 아무리 재택이라고 해도 쉬울 리 없었다. 새로 배워야 할 건 많은데, 취업을 하기 위해 해야 할 것들도 많았다. 자기소개서, 인적성 공부, 면접 공부 등.... 더군다나 회사에서 꽤나 중요한 프로젝트를 맡게 되기도 했어서 부담감이 많이 쌓여 있는 상태였다.
그 상황에서 재택 근무를 하다 보니 좁은 방 안에서 몇 발자국 움직이지 않는 경우가 허다했다. 더군다나 나의 메신저, 나의 행동 하나하나가 평가받는다고 생각하니 그 불확실성에 미쳐 버릴 것 같았다. 이때 재택 근무는 정말 방이 어느 정도 넓은 곳에서 해야 한다고 느꼈다. 사실 나는 사람들과 만나는 걸 좋아해서 재택 근무가 몸에 안 맞았던 것 같기도 하다....
결국 3월쯤에 너무 힘들어서 전부 다 포기해 버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대로는 죽도 밥도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3월 31일에 퇴사하기로 3월 중순에 인사팀과 팀장님, 사수님께 말씀을 드렸고, 협의를 했다. 나름 원하던 기업들의 취업 결과가 성공적으로 발표되고 있었고, 이뤄지고 있었기 때문에 저지를 수 있었던 일이기도 하다.
당시에 말씀드렸던 네이버로는 안 가게 되었지만, 사실 처음부터 가고 싶던 기업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중 하나였기 때문에 현 상황에 만족하고 있다. 하지만 불확실함이 해결되지 않은 채로 저질러 버렸던 퇴사의 대가는 생각보다 컸다. 압박감은 여전했고, 하루하루가 너무 힘들었다. 하지만 회사를 다니던 주 40시간의 시간 동안 힐링 타임이나 운동 타임을 가질 수 있었기 때문에 취업에 최종적으로 성공했던 것도 있겠지.
2월 7일부터 3월 31일까지, 두 달도 안 되는 시간이었긴 했지만, 롯데e커머스에서 좋은 팀장님, 좋은 팀원분들을 만났던 것이 정말 행운이었다고 생각한다. 모든 게 잘 풀린 지금은 좋은 추억으로 남길 수 있게 되었다. ㅎㅎ 이 자릴 빌어 정말 감사하다는 말을 하고 싶다. 롯데e커머스와 롯데ON이 발전하길 빕니다!
'2022 > 취업 준비'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21 12월 롯데e커머스 채용 연계형 인턴 합격 (0) | 2022.02.13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