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 후기

2021 상반기 삼성전자 DS 장기현장실습 후기(21.03.01~21.06.18)

170841 2021. 6. 24. 20:13

1. 지원 기간 및 결과 발표

   1월 초중반쯤에 학교 홈페이지에 공고가 올라와서 서류를 넣을 수 있었다. 공채 서류보다는 덜 촉박한 기간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서류가 합격하면 1월 말~2월 초에 면접 관련 연락이 전화로 오고, 거의 바로 면접을 본다. 2월 초에 면접을 봐서 2월 중에 최종 결과가 나왔다. 나와 같은 경우에는 학교의 공과대학 행정실을 통해 문자로 왔다.

 

2. 지원 부서 및 지원 방법

   삼성전자 DS부문에서 학생을 선발하는 사업부와 부서, 직무가 적힌 엑셀 파일이 공고와 함께 올라왔다. 그 중에서도 선발하는 전공이 나뉘기 때문에 잘 확인하고 지원해야 한다. 내 전공은 평가 및 분석 직무와 SW 개발 직무에서만 인원을 선발했다. 몇 명을 선발하는지, 어느 학교에서 선발하는지도 모르는 채로 지원해야 했다. 서류는 자기소개서와 간단한 이력서가 있는데, 공채 지원 시 쓰는 자기소개서에 비해 간략한 편이다. 이력서에 특기 같은 걸 적는 란이 있었는데, 공인 인증된 자격증만 적어야 하는 줄 알고 아무것도 안 적어 냈다가 앞으로 적을 일이 생기면 최대한 공란을 만들지 않도록 하라고 하셨다. 많이 배웠다.

   채용 연계형이 아니기 때문에 GSAT은 치르지 않았다. 지원한 직무는 메모리사업부 평가 및 분석 직무였다. 이전년도 직무 소개서 엑셀을 보고 비교해 보니, 그때그때 뽑는 직무와 사업부가 다른 것 같았다.

 

3. 스펙, 경험?

  학점은 전체 3점 후반, 전공 4점 초반이었다. 3년간 산업공학 학술 동아리를 하면서 코딩 프로젝트와 논문 분석을 진행했다. 1학년 때 반도체 DRAM 관련 논문을 읽으면서 처음으로 반도체에 관심을 갖게 되었는데, 그 경험을 자소서에 녹였다. 1학년이 읽기에는 어려운 논문이긴 했지만, 전체 내용을 이해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이런 것도 있구나.'라는 느낌을 받은 논문이었다. 추가로 2020년에 컨설팅 회사에서 4개월 동안 프로젝트 기획, 데이터 분석 및 보고서 작성 등 Associate를 한 적이 있는데, 이때 배운 점도 많았지만 이 관련은 여기에서 요구하는 자기소개서의 문항과 맞는 부분을 쓰기에도 글자 수가 부족해서 자기소개서에 녹이지는 않았다. 차후 공채 자기소개서에 녹여 볼 생각이다.

   

4. 제공 혜택

   자세한 내용은 말할 수 없지만, 2인 1실 기숙사 제공, 3끼 무료 제공(기숙사에 거주할 경우, 주말 및 공휴일에도 무료로 제공된다), 계약서로 지정된 월급(대학생 신분으로서 적지 않은 정도), 업무 시 사용할 노트북 정도? 추가로 혜택이라고 할 만한 것이 있다면 적겠다.

   참고로 우리 학교는 학점 인정이 되는 학교였기 때문에 학교에 등록금을 납부해야 했다. 거의 500만 원에 육박하는 등록금을 냈다는 걸 감안하면 9학점을 받기 위해 2개월은 무료로 일했다고 할 수 있다. ㅎ 하지만 개인적으로 전공 선택 9학점은 졸업을 앞둔 학생에게 엄청나게 큰 학점이기 때문에 그만한 가치가 있다. 덕분에 들어야 하는 전공 학점이 줄어서 좋았다. 듣고 싶은 전공은 둘째치고, 졸업할 만큼 전공 선택 과목이 다양하게 열리지를 않기 때문에 정말 좋았다.

 

5. 했던 일

   보안으로 인해 자세히 적을 수는 없지만, 전공과 관련 있는 데이터 사이언스 관련 일을 했다. 실무와 관련된 과제를 수행하는 방식이었다. 구글링을 정말 많이 했고, 멘토님께서 그렇게까지 바빠 보이지 않을 때에는 많이 여쭤보기도 했었다. 물론 항상 바쁘셔서 눈치 게임을 열심히 했던 것 같다. 태스크에 계신 모든 분들이 바빴기 때문에 주어진 큰 과제를 해결해 나가는 틀 안에서 다른 시험이나 학점 걱정 없이 데이터 마이닝에만 몇 개월 동안 집중할 수 있었다. 그 덕분에 많이 배우고 성장할 수 있었다. R 코딩만큼은 3월에 비해 훨씬 나아졌다고 장담할 수 있을 정도이다. 구글링 실력은 말할 것도 없다. ㅎㅎ

 

 

6. 그냥 줄줄 적어 본 소감과 기억하고 싶은 것들

   1월쯤에 서류를 넣을 수 있었고, 2월 초에 면접을 봐서 2월 중에 최종 결과가 나왔다. 삼성전자, 그 중에서도 특히 평가 및 분석 직무는 너무 가고 싶은 기업과 가고 싶은 직무라 정말 심혈을 기울여 자기소개서를 썼다. 몇 명을 선발하는지도 모르는 채로 지원해서 너무 떨리고 긴장됐다. 서류 합격 전화를 받았을 때, 직무 면접 합격 전화를 받았을 때, 그리고 최종 합격 문자를 받았을 때 모두 너무 떨리고 긴장되었다. 최종 합격 문자를 받았을 때의 기분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 심장이 쿵 내려앉은 기분이었다. 잠시 눈을 의심했고, 너무 기분 좋은 탓인지 오히려 아무 느낌도 들지 않았다. 그저 바이킹을 탔을 때처럼 심장이 내려앉은 기분이 들었던 것 같다.

   채용 연계형이 아니었기 때문에 GSAT은 치르지 않았다. 전체 학점은 4.5 만점 3점 후반, 전공 학점은 4점 초반이다. 메모리사업부 평가 및 분석 직무에 지원해서 합격했다. 그때그때 뽑는 직무와 뽑는 사업부가 다르기 때문에(사업부가 정해지지 않은 채로 뽑는 직무가 더 많았다.) 전자공학 전공자들이 너무 부러웠다. 전자공학은 쓸 수 있는 부서가 정말정말 많았기 때문이었다. ㅎㅎ

   입사하고 나서 처음 PL님을 뵀을 때에는 같이 일하고 싶은 사람을 뽑았다고, 선발된 것에 자부심을 가지라고 말씀하셨다. 기분 좋으라고 하신 말씀이라고도 생각하지만, 학생 신분으로서 굉장히 감사했다.

   코로나 때문에 3월 2일에 바로 입사하지는 못하고, 2주 동안 온라인으로 재택 교육을 진행했다. 공채 입사한 분들이 듣는 교육과는 다른 방식이었기 때문에 그 2주 동안도 실습생이 몇 명이나 되는지 알 수 없었다. 반도체 관련 교육이 대부분이었는데, 전공이 반도체 관련이 아니다 보니 이해하기가 버거웠다. 그래도 뒤처지고 싶지 않다는 생각에 열심히 듣고 따로 구글 검색도 해 가면서 공부했던 것 같다. 하지만 다 이해하지도 못했을 뿐더러, 입사해 보니 그 정도 지식은 별것도 아니었다. 선배님들은 잘 모른다고 하셨으면서 많은 것들을 알고 계셨다. ㅎㅎ

   정식 출근은 셋째 주 월요일에 했는데, 월요일 오전 8시까지인가 동탄역이나 영통역 중 하나로(골라서) 오면 셔틀 버스가 준비되어 있었다. 문제는 같은 날 5급 신입 공채도 입사날이었던 것이다.... 너무 일찍 도착한 나머지 5급 공채 줄에 줄을 서 있었다.(사람이 너무 많길래 삼성 가는 줄 맞냐고 물어봤는데 맞다고 하셨다... 삼성 가는 줄은 맞았는데 장기현장실습이 아니었을 뿐이었다...) 사람들이 나 빼고 다들 아는 사이 같아서 자신감을 상실한 채로 학교 동기에게 눈물의 카톡을 보냈는데 인솔해 주시는 인사팀 직원분이 명단에 내 이름이 없다 하셨다. 이렇게 나는 출근도 못 해 보고 전산 오류로 강제 퇴사당하는 건가... 싶었는데 혹시 장기현장실습생이시냐고, 여긴 5급 공채 줄이라고 하셨다. 너무 일찍 오셨다고, 기다리시면 또 다른 버스가 올 것이라고 했다. 지금 생각해도 민망하다. 다행인 건 다른 분들도 헷갈리셔서 많이들 줄에 서 계셨던 것 같았다. 나만 그런 게 아니었다.

   장기현장실습생들에게는 기숙사가 제공되는데, 우리 때 여자 장기현장실습생은 모두 장기현장실습생들끼리 배치되었다. 기숙사에 살면서 주말에 밥은 어떻게 먹나 했는데, 여자기숙사 카페테리아에 가면 주말에도 밥을 무료로 3끼 제공해 주셨다... 덕분에 식비는 거의 0이었다. 배달 음식이 끌릴 때는 룸메와 함께 먹었는데, 출입문 게이트 밖에서 받아 오면 됐다. 근데 밥이 맛있어서 굳이... 그래도 룸메나 다른 실습생들이랑 함께 먹으면 그 나름대로의 맛이 있다. 코로나 때문에 다섯 명 이상으로 모이면 안 되고 나가서 술을 마실 수 없는 건 조금 아쉬웠다. ㅠㅎㅎ 물론 친한 소수 인원끼리 잘 나가서 노는 것 같았다. 나는 코로나가 무섭기도 했고,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출근을 해야 하다 보니까 너무 피곤해서 같이 나가서 논 적은 거의 없었다.

   나머지는 보안 관련 때문에 적어도 될지 모르겠다. 최대한 관련 없어 보이는 것들만 적어 보겠다. 첫째 날에는 인사 담당 분께서 계약서 및 보안 유지 서약서 등을 썼고, 선물 같은 걸 주셨다. 그리고 오후에 바로 부서에 배치되었다. 선배님들께 많이 배우고 간단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반도체 관련 지식이 전무하면 확실히 입사 후 적응하기가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취업 준비를 하면서 반도체 공부도 미리 더 해 놔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입사 전에 비하면 반도체에 대한 이해도가 확실히 늘었다. 룸메가 다른 사업부에 있어서 가끔 하는 일을 주워들었는데, 다른 세상 얘기 같았다. 반도체라고 다 같은 반도체가 아니었다.

   부서에 배정되면 멘토 선배님들이 배정되는데, 질문을 드리면 멘토 선배님뿐만이 아니더라도 선배님들께서 너무 잘 가르쳐 주시고 일하실 때 모습도 너무 멋져 보여서 입사하고 싶다는 생각이 더 많이 생겼다. 그래서 7~8월에 진행하는 채용 연계형 대학생 인턴에 지원했는데 서류부터 떨어졌다. ㅎㅎ ㅠㅠ 혹시 몰라 GSAT 공부와 회사 일을 병행하고 있었는데 전혀 그럴 필요 없었다. ㅎㅎ 약간 자신감이 떨어졌지만 교환학생을 갈 수 있다면 내년 상반기에 도전할 예정이다.

   우리 부서는 코로나 때문에 보통 생각하는 회식이 없었다. 하지만 3월 입사할 때 적었던 각서? 같은 것을 보면 모든 회식은 1차만, 9시 이전에 끝내는 것 같았다. 또 자율 출퇴근제가 적용됐었다. 하지만 우리 인턴은 그냥 8시 출근 5시 퇴근으로 고정하는 것이 어떻겠냐고 PL님께서 제안하셨다. 나 역시도 그렇게 시간이 정해져 있는 게 마음 편해서 고정하고 출퇴근했다. 하지만 어느 정도는 지각하더라도 눈치를 주거나 하는 일은 없으셨고, 사정이 있으면 일찍 출근한 다음에 일찍 퇴근해도 아무 문제가 없었다. 항상 사무실에 8시 10분쯤에 들어갔는데, 그때 사무실에 반도 안 계신다. 나 같은 경우는 8시보다 20~30분 정도 일찍 출근해서 회사에서 제공되는 아침을 꼬박꼬박 먹었다. 그래야 배가 안 고팠다. 어차피 무료라서 더 열심히 먹은 것도 있지만, 테이크아웃 형식으로 제공하는 식사가 가볍게 먹기 정말 좋았다.

 

 

   부서 분위기가 너무 좋았다. 4개월 정도 있다 갈 인턴에게 너무 잘 대해 주셔서 감동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아무래도 잠깐 있다 갈 인턴이기도 하고, 선배님들은 너무 바쁘신데다가 우리는 실습생 신분이고 정직원이 아니라 같은 업무를 진행하지도 않아서 쉽게 가까워지기는 어려웠지만, 최대한 배려해 주셨다. 직원분들은 정말 바쁜 것 같았다. 회의 때문에 자리에 안 계실 때도 많았고, 우리가 퇴근하는 5시에 퇴근하시는 분들이 많지 않았다. 하지만 우리가 원래 알고 있는 것처럼 '엄청난 야근', '워라밸 포기' 등과는 약간 거리가 있다고 느꼈던 것이, 바쁘지 않을 때는 우리와 똑같이 8시간만 일하고 퇴근하신다고 하셨다. 늦게 퇴근하시던 이유는 늦게 출근했기 때문이었다. ㅎㅎ 너무 늦지만 않으면 언제 출근하든 언제 퇴근하든 그렇게 신경 쓰지 않는 분위기였다.

 

 

   지내다 보니 길 것 같은 14주가 금방 지나갔다. 퇴사하는 주에 멘토 선배님들, PL님과 따로 나가서 식사를 했었다. 그리고 퇴사하는 날인 금요일에는 사업부별로 다른 시간에 수료식을 진행하였다. 메모리사업부는 오전에 진행했기 때문에 수료식을 진행하기 전까지 선배님들께 인사를 드릴 수 있는 시간이 두 시간 정도 있었다. 수료식에 바로 사원증을 반납해야 하기 때문에 퇴근하고 기숙사에 되돌아갈 수 없다. 그래서 아침에 출근하기 전에 침구류 등을 다 포장해 택배를 보내고, 짐을 전부 치워 퇴소 처리를 받아야 했다. 퇴사하는 날 아침부터 오전에 내내 비가 와서 너무 힘들었던 기억이 있다. 아직도 수레 끌다가 긁힌 발목 상처가 안 나았다.... 아침에 출근할 때 힘들었던 점은 노트북과 같은 전자기기들을 전부 보안 처리해 들어가야 하는 것이었다. 내가 기억 못 하는 기기들이 있을까 봐 걱정을 많이 했는데, 다행히 없었다.

 

​   하루 8~9시간을 회사에서 보낸다는 것이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새삼스럽게 깨달았다. 하지만 이것도 초반 일주일만 푹 자고 나면 몸이 알아서 적응해 7시면 눈이 떠졌다. 회사에 학교 친구들, 선배들도 있었기 때문에 적응이 더 쉬웠던 것 같다. 팀에 계신 선배님들 덕분에 더 좋은 경험 하다 간 것 같다.

 

사내 메신저에서 사랑받는 (이제는 갤럭시 스토어에서도 다운로드할 수 있는) 승태로 마무리. ㅎㅎ